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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를 부탁해
신경숙 지음 | 창비(창작과비평사)
가끔 혼자 아침식사를 하면서 책을 읽는데, 그럴 때 참 좋지 않은 선택 중 하나가 바로 신경숙의 소설이다. 울컥하여 목이 콱 막히는데도 먹던 음식을 남김없이 목구멍으로 집어 넣는 모습이 참 가관이다. 밀리언셀러가 된 이 책은 서울역에서 사라진 어머니와 그로 인해 가족들이 깨닫게 되는 '어머니'의 존재감과 가족 각자가 느끼는 책망에 관한 것이다. 자칫 '명절특집드라마'가 될 수 있는 가족의 사연을 너무나 세련되게 써 내려간 작가의 솜씨가 감탄스럽다.
책 속 구절 :
- 미안한디...... 그래도 남들이 보믄 뭐라고 하겄소.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한 사람은 저만치 앞서서 가고 한 사람은 저 뒤에서 오믄 저이들은 옆에서 같이 걸어가고 싶지도 않을 만큼 서로 싫은가비다 할 것 아니요. 남들한티 그리 보여서 좋을 거 뭐 있다요. 손잡고 가자고는 안할 것잉게 좀 천천히 가잖게요. 그러다가 나 잃어버리믄 어쩔라 그러시우.
당신은 아내가 마치 이리될 것을 알고나 한 소리처럼 여겨졌다. 스무살에 만나 오십년이 흘러 이 나이가 되는 동안 아내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게 좀 천천히 가잔 말이었다. 평생을 아내로부터 천천히 좀 가자는 말을 들으면서도 어째 그리 천천히 가주지 않았을까. 저 앞에 먼저 가서 기다려주는 일은 있었어도 아내가 원한 것, 서로 애기를 나누며 걷는 것을 당신은 아내와 함께해본 적이 없었다.
당신은 아내를 잃고 나서 자신의 빠른 걸음걸이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터질 듯했다. (p.167~168)
Posted by marian

